본문 바로가기

Etc/자작시

(5)
타일 글: 이기평반듯이 네모난 타일을 깔아텅빈 방안에 멍하니 본다하얗지도 거무치도 않은 벽은깔린 타일을 채 가두지 못한다벽안에 우두커니 서있는다그렇게 서있는다
엄마 3 나는 모른다. 엄마의 삶을. 당신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. 그래서 더 죄송하다. 그래서 더 미안하다. 기억할 수 있는게 당신의 이름뿐인 것이. 어릴적 가족사진을 제외하고, 당신과 사진을 남기지 않아, 지금 이 사진, 이 영상 밖에 없다는 것이. 너무 서럽고, 너무 후회스럽다. 당신을 그렇게 혼자 두어 미안하다. 내가 정말 미안하다. 다음 생이 있다면, 그 때는 내가 엄마로, 당신이 내 자식으로 태어나 내가 잘 해주겠다. 지금 못 다한, 하지 못하는 것들 모두 해주겠다. 많이 사랑한다. 진여사.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내가 모시고 살고 싶다.
06:07, 06:12 ​​ 06:07, 06:12 - 이기평 - 걸음을 멈춤은 어렵지도 쉽지도 않다 찰나지간 일어난, 하늘의 색구름은 붉게 더 붉게 그렇듯 노랗게 사그러들었다
엄마2 11월 9일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.북받쳐 오르는 눈물이 왜 흐르는지 하나부터 열가지 힘든일들만 있는 내게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는데내 발은 이미 엄마 옆으로 가고 있었다. 엄마 아빠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, 엄마 팔베개를 하고 누웠다.흐르는 눈물이 더 터져나오고, 미친듯이 후회스러웠다.내가 조금 더 속 안썩혔으면내가 조금 더 말 잘들었으면이 모든게 나 때문 같아서 너무나 힘들었다. 눈물을 멈추고 싶은데 이제 콧물도 나온다.우리엄마항상 아빠편이라고 그렇게 내 스스로에게 엄마에 대한 정을 막고 있었는데다 부질없다 지금 나는 엄마 옆에 누워있다.이 큰 손으로 모든걸 다 해오셨겠지가끔씩 돌아오던 기억속에서 나를 원망하기보다 나를 걱정하셨겠지 쏟아지는 눈물 콧물을홀로 삭힌다 나보다 더 ..
엄마 ​그림 : 이전미글 : 이기평 우는 것 밖에 몰랐던 내 어린 시절그 옆을 항상 지켜주던 한 사람포대기에 업혀엄마 직장 구경하고버스도 타고, 울기만 했던...그런 날 사랑해준 엄마울보였던 내 어린시절의원더우먼 우리엄마 어둡고 축축한 지하방에서먹을거 안 먹고옷한 벌 안사며바나나 사주던 엄마밖에서는 항상 웃고 일했고안에서도 항상 웃고 우릴 돌봐주던울을 수 없었던 우리엄마 머리크고 학생되서 집에 안들어오고학원다니며 PC방다니며 바쁜척엄마한번 안아주지 않았던그 슬프게도 어리석은 시절들집나가고 빵을 구걸하며 시대의 반항아 코스프레를 하던 그 시절엄마는 다른집에서 아줌마로 일하고집에서는 주부로 일했다 살기가 조금 나아져도 엄마는 닭껍질을나는 닭 속살을엄마는 수박 껍데기에 붙은 하얀 박을나는 수박 속에 있는 붉은 속을..